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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무소불위의 김제시 인사 행태

기사승인 2018.02.06  15: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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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근 편집국장 hong@gjtimes.co.kr

기자는 지난호 칼럼에서 '요즘 김제시청 공무원들의 모습을 보면, 소위 실세와 가까운 자들을 제외하고는 마치 망나니에게 목을 맡긴 사형수와 같이 처량하다'고 표현했었다.

  한달여가 지난 이 시점에서도 칼을 쥔 망나니는 자기의 판단인지, 아님 위로부터 사형수의 명단을 받아서 인지 몰라도 피비린내나는 칼춤을 연일 추워대고 있는 꼴이다. 자칫 걸음이라도 잘 못 걸었다가는 서슬 퍼런 칼날에 목이 날아갈 상황이다.

  예로부터 폭군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충신들이 귀향을 가거나 사약을 받았고, 간신들은 호의호식하며 좋은자리를 꿰차고 앉았었다.

  최근 우리시에서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일주일 간격으로 부시장 다음의 인사라인인 행정지원국장과 행정지원과장이 교체됐다. 한직으로 밀려한 ㅅ국장과 ㄱ과장은 모두 불의에 동조하지 않고 소신있게 바른말을 하는 공무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이후천 시장권행대행(이하 부시장)은 인사위원회 의결없이 전보제한자를 발령하는 무리수를 두었고, 법과 원칙을 힘주어 강조했던 자신의 말이 허언임을 자인한 꼴이 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정년퇴직을 1년 앞둔 공로연수대상자(58년 후반기 출생자)가 4급 2명과  5급 5명, 6급 9명 등 총 16명에 이르렀으나, 유난히 관심이 쏠렸던 5급 이상에서는 1명만 공로연수를 신청하면서, 시 집행부에 비상이 걸렸다.

  4급 2명과 5급 4명이 공로연수를 들어가야만 많은 승진자리가 생기는데 이들이 공로연수를 거부하고 있으니, 당연히 눈엣가시이고 이들을 처리(?)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을 수 밖에 없었을 게다. 그래서 생각해낸 고육지책이 공로연수대상자들로 귀향성격의 T/F팀 구성이었지만, 이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이자 시는 입장을 바꾼다.

  승진요인을 최대한 많이 만들고자 혈안이 된 집행부는 지난 22일 공로연수대상자들을 만나 5급 4명이 공로연수를 동의하는 조건으로 3개항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하고 합의를 하게된다. 이 자리에는 윤남기 김제시공무원노조위원장도 입회했다.

  합의문 3개항은 △2017년도 7월 7일자 인사 가담자 및 조력자에 대하여는 금번 정기인사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전보 인사 및 승진을 배제한다 △5급 승진시 소수직렬을 배려하고 승진서열을 존중한다 △금번 정기인사시 서기관 승진은 6월말까지 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합의문을 이끌어내기 까지 공무원노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합의문에 명기되지는 않았지만 국장 2명의 자리는 6월말까지 보장되는 분위기 였다"고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하지만 구두의 약속과는 달리 '서기관 승진은 6월말까지 하지 않는다'는 합의문의 문구만으로 부시장은 "승진이 없다는 것이지 전보나 파견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며 국장 2명을 김제시자원봉사센터로 파견해 버린다.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공무원노조가 발끈했다. 지난 29일 오전 10시 20분 기자회견을 통해 부시장을 질타하고 항간에 떠도는 비선실세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부시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서기관 '승진'이 없다는 것이지 '인사'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고 못 박았다. 또 자원봉사센터에서 먼저 공무원 파견 요청이 있어서 공로연수대상자인 국장 2명을 법에 따라 파견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파견으로 인한 국장 2자리도 직위승진일 뿐 직급승진은 아니므로 합의내용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자원봉사센터에서 먼저 공무원 파견을 요청했는지, 아니면 시에서 파견요청 공문을 보내라고 요구했는지에 대해 기자가 회견장에서 물었지만, 부시장은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자원봉사센터에서 먼저 공무원 파견을 요청했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부시장의 답변에 대해 기자가 "그리 답하실 줄 알았다"고 말하자, 기자회견장에는 잠시 실소가 번지기도 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출범이래 한번도 공무원 파견을 요청한 적 없는 자원봉사센터가 때 맞춰 부시장의 앓는 이를 빼주겠다고 나섰다니 말이다. 이거야말로 소가 웃을 일이다. 묻지도 따지지 않아도 답은 뻔한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재주가 이만저만 아니다.

  자원봉사와 관련돼 시에서 지원하는 올해 예산은 자원봉사센터 운영비 2억3055만원, 여성자원봉사센터 운영비 1200만원, 복사기구입비 330만원, 자원봉사 교육 및 활동 참가 보상비과 포상비 1040만원, 또 민간경상보조로 운영비 5천만원과 자원봉사자 코디네이터 지원 4690만원 등 명분도 다양하고 지원액도 엄청나다.

  현재 김제시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자원봉사자 수는 1만8천여명으로 전해진다. 자원봉사센터 마저 그릇된 수단에 동원한다면 숭고한 자원봉사들이 받을 상처는 어찌해야하고, 앞으로 순수한 자원봉사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하는 우려가 탄식으로 이어진다.

  승진자 결정을 위한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전날 부시장은 ㅈ행정지원국장과 ㅇ안전개발국장을 자원봉사센터로 오는 6월말까지 파견하는 인사를 단행했고, 당연직 인사위원인 2명의 국장을 제거한 인사위원회가 열려 사전에 떠돌던 우려대로 승진자가 결정되는 파국을 맞았다.

  김제시 파국의 책임에서는 우리시 출신 송하진 도지사도 자유롭지 못하다. 고향의 배가 산으로 가는지 풍랑속에서 침몰하고 있는지 속히 파악하고 부시장을 조치해야 당연하다.

  지금이야 시절이 하 수상하여 승진과 영전이 영광으로 치부될 수 있겠지만, 먼 훗날 역사가 바로 잡히면 자손만대 부끄러운 간신이 될 수 있음을 공무원들도 명심해야 한다.

  김제시민이라는게 이렇게 부끄러워 본 적이 없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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