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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농기계임대사업소 분소 추진 중단해야

기사승인 2018.12.06  12: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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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이명박을 근본적으로 싫어한다. 그리고 정말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한다.

  얼마전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10년전 국가경제가 어렵다보니 각종 의혹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제를 살린다'는 한가지에만 매몰되어 정의는 도외시한 채 한나라당 경제살리기 특별위원장이었던 이병박을 대통령으로 뽑았었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의 결과는 혹독했다. 우리는 엄청난 국고 손실과 국격의 추락을 겪어야 했다.

  그러한 이명박이지만 딱 한번 맘에 든 적이 있다. 이명박은 2007년 대선 당시 공약에 '영남권신공항'을 포함 시키고 이를 추진하려했으나, 2011년 이를 포기했다. 당시 기자회견을 자청해 "결과적으로 신공항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후보 때 국민들께 공약한 것을 지키는 것이 도리이고 중요하지만 국익에 반할 때는 계획을 변경하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영남권에서 거센 반발이 있었지만, 김무성도 "아무리 공약이라고 해도 그게 잘못된 것인지 알았다면 잘못을 고백하고 진정으로 말하는 것이 애국이고 용기"라고 말했다. 덩달아 김무성도 한번 맘에 들었었다.

  선거운동 기간동안 많은 후보들은 유권자들을 현혹시킬 각종 장밋빛 공약을 남발한다. 그 공약 중에는 꼭 필요한 것도 있지만, 애초부터 실현 불가능하거나, 오히려 발전에 저해되는 졸속공약도 포함되기 마련이다. 재정여건은 감안하지 않은 채 눈앞의 표에 눈이 어두어 덜컥 '공양미 300석을 바치겠노라'하는 식인가하면, 공약 당시와는 판이하게 이후의 여건이 변해도 '유권자와의 약속이니 지켜야 한다'는 똥고집을 부리는 어리석은 자들도 있다.

  누구나 잘못을 할 수는 있지만, 누구나 잘못을 인정하지는 않는다. 김무성의 말처럼 잘못에 대한 인정도 용기다. 잘못을 적게하거나 하지 않는 이가 지도자의 덕목을 더 많이 갖췄다 할 것이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박준배 시장의 공약 중에서도 이러한 부분이 있다. 앞으로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해 봐야 하겠지만 우선 '농기계임대사업소 분소 추진'을 살펴보려한다.

  박시장은 자신의 칼럼집 80쪽에 "농기계 임대사업을 각 읍면동까지 확대하겠다"고 적시했고, 재원은 '기존예산에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제 임기가 시작된 시장의 눈에 들고 싶었는지, 관계부서는 즉각 대응했다. 우선 만경읍에 농기계임대사업소 서부분소를 설치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도 본예산에서 1억5천만원을 확보해 기존의 만경보건지소를 철거하고, 6억을 들여 사무실 및 농기계 보관창고를 신축할 계획이다. 또 추가로 6억을 투입해 농기계를 200대를 구입할 예정이다. 운영을 위해서는 관리인원 4명을 신규로 고용해야 한다. 분소 신설에 따른 초기 비용이 최소한 13억 5천만원이며, 이후 추가로 예산이 투입돼 시설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4명의 인건비와 분소 운영비, 장비 수리비 등을 고려하면 연간 2억이 넘는 운영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시장의 농기계 임대사업 분소 설치 계획은 이곳 한곳으로 그치지 않는다. "각 읍면동까지 확대하겠다"고 했으니, 앞으로 얼마나 더 추가될지 박 시장만 안다. 아니 어쩌면 박 시장도 모를 수 있다. 자신의 계획은 그저 서너곳일 수 있지만 선거때면 농민들의 읍면동 설치 요구가 빗발칠 것이고 표가 보이니 따를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만경에 분소를 설치한다 해도 진봉면 심포 방면이나 광활면 또는 청하면 외곽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앞으로 동부분소를 황산면에 추가로 설치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금구면이나 금산면에서도 요구할 것이고, 공덕이나 용지면쪽에 북부분소를 만들어도 또 그렇다.

  농기계 임대사업 분소 설치의 주 목적은 원거리 이동에 따른 사고 위험 감소와 시간 단축이다. 시가 추진하는 서부분소와 본점과의 거리는 차량으로 10분거리에 불과하고, 추가로 설치될 다른 곳들도 여건은 비슷하다. 불과 10분 단축하자고 엄청난 혈세를 쏱아부을 만큼 농기계가 응급한 장비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주로 이용하는 농기계는 농번기에 집중된다. 짧은 기간 이용하기 위해 많은 인원을 고용해 여러곳을 운영한다면 막대한 투자비와 운영비는 열악한 우리시 재정에 부담을 주게되고, 그 짐은 앞으로 김제에서 살아가야 할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시장이야 달콤한 유혹으로 표를 얻어 시장을 여러번 해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김제를 떠나면 그만이지만, 차마 떠나지 못하는 이들은 어찌해야하는가?

  잠시 박 시장이 강조하는 '투자승수효과'를 살펴보자. 투자승수란 투자의 증가분에 대한 소득의 증가 비율을 말하고, 승수효과란 최초 경제량의 변화가 최종적으로 낳게 되는 총효과를 이른다. 참 어려운 말이다. 박 시장이 생각하는 '투자승수효과'는 투자에 비해 얻는 수익이 많은 경우를 말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제 험담이나 지적질은 그만하고 대안을 제시해보려 한다. 위에 언급했지만, 분소 설치 목적은 외곽지역에서 멀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분소를 자꾸 늘리려하지 말고 차량으로 농기계를 배달해주자. 가까운 이들은 지금처럼 그냥 빌려가도록하고, 시에서 기중기와 리프트가 부착된 차량을 구입해 거리와 관계없이 기계의 중량과 크기로만 일정 금액의 배달료를 받으면 될 일이다.

  배달을 해주면 농민들은 시간이 더욱 절약되고 분소 설치 한곳의 비용이면 차량 여러대를 운영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사실 농기계는 이동시간보다 싣고 내리는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농민들은 이러한 특수차량을 가졌을리 만무하니 여러가지로 편리할 것이다.

  분소설치보다는 차량배달이 좋다. 돈도 적게들고 농민들도 편리하다. 제발 이제 그만 똥고집 멈추고 귀 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자.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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