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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나는 고급외제차 거저 줘도 못탄다

기사승인 2019.03.31  12: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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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근 편집국장

지역신문기자라는 직업이 많은 급여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기자는 올해로 만 21년을 근무했는데 공무원 21년차에 비하면 턱없이 초라한 형편이다.

  칼럼 서두부터 급여타령이니 독자여러분은 '홍기자가 뭔말을 하려고 이러나?'하고 의아해 하실 것이다.

  그렇지만 걱정 마시라. 홍기자는 지금의 월급에 만족하고 딴짓도 안할 것이며, 급여가 오르지 않는다해도 짤리지만 않는다면 몇년간은 더 버틸 요량이다. 생활도 문제지만 아직은 해야할 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럴리 없지만 만일 누군가 기자에서 싯가 2억원이 넘는 고급외제차를 주면서 차를 팔아도 안되고, 20년이상 폐차할때까지 타야하며, 자동차보험도 모두 넣는 것은 물론, 철저한 정비와 함께 작은 흠집만 생겨도 즉각 수리해야하는 조건이라면 나의 답은 당연히 거절이다.

  좋은 차를 타면 어딜 가든 폼도 날 것이며, 안전할 수 있고, 대우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남자이니 좋은차에 대한 로망이 없을리 없지만, 내 형편이 지금 급여의 3배가 된다면 몰라도 지금의 현실에서 '고급외제차'를 탐하는 건, 분수를 모르는 일이고 가계파탄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기자에게는 기자의 분수에 맞는 차가 안전하고 가장 편하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이번 추경예산에서 나타난 우리시 재정규모는 총 8422억이지만, 우리시 자체수입은 647억원으로 재정자립도는 8.36%에 불과하다. 자체수입을 탈탈 털어도 시 공무원 월급 주려면 300억원이 넘게 모자란다.

  그렇지만 시장이 지방선거에서 표를 얻어야하기 때문에 우리시는 분수를 모르고 각종 선심성 사업들을 추진하느라 현안이 되어 있다. 그간 기자가 입이 닳도록 많은 사업들을 언급했지만, 최근에는 도비 20억을 받아서 서예문화전시관을 만들고, 국비 30억을 따와서 국민체육센터를 신축한다고 한다. 서예문화전시관은 도비 20억을 받지만 시민혈세 40억원이 추가로 투입돼야하고, 국민체육센터는 건축비에만 시민혈세 75억원이 들어가야 한다. 또 이를 유지하기 위한 운영비와 인건비는 매년 수억원씩 소모돼야하므로, 일단 건물이 하나씩 늘때마다 돈먹는 하마가 되는 것이다.

  국민체육센터를 신축하기 위해 국비 30억을 따왔다고 시가 엄청 큰일을 해내고 경사가 난 것처럼 시내에는 축하 현수막이 넘쳐나고 있다. 아무 생각없이 현수막만 보는 시민들은 국비를 잔뜩 가져왔다니 시가 겁나게 일을 많이 하는 것처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서예문화전시관 신축비 60억원과 국민체육센터 신축비 110억원을 모두 국비로 준다해도 시는 신중한 선택을 해야 맞다. 건축도 문제지만 수십년간 들어갈 운영비와 유비 보수가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자가 앞서 복선을 깔았다. 누가 기자에게 2억원이 넘는 외제차를 사라고 6천만원을 준다면, 기자가 엄청 자랑을 하면서 1억4천만원을 보태 차를 사는게 과연 경사스러운 일인가? 기자는 분명 공짜로 줘도 안탄다고 했다.

  독자여러분들은 '이러한 당연한 이치를 시장과 시의원들이 과연 모를까?'하고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모를리 없다. 이게 바로 그들의 한계인 내돈과 남의 돈의 차이 일 것이다. 남의 돈이 아닌 우리 돈임에도 그들은 남의 돈으로 여기는 것이다. 아니, 내 돈이든, 우리 돈이든, 남의 돈이든 당연히 아껴써야 옳은 일이다. 그러나 그들은 생각이 다른 듯 하다. 김제가 망해도 표만 얻으면 그만이라는 썩어빠진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닐까...?

  기자는 그간 수없이 시의회 예산심사장에 취재를 들어갔었다. 시의원들이 담당부서 과장을 상대로 추궁을 하거나 질문을 할때 보면, 수십억이 소요되는 건물을 신축할 경우, 신축사업비의 재원조달에만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질문도 뻔하고 답도 뻔하다.

  서예문화전시관을 예로 들자면 도비 20억원을 받았는데 시비를 40억원이나 추가로 투입해야하니 다만 얼마라도 국비를 확보해서 시비부담을 줄이라는 것이다.

  담당부서 과장의 답도 늘 같다. '그렇잖아도 행자부에 요구를 했고, 각계 요로를 통해 예산을 부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력의 결과로 추가 예산이 내려오는가?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면 국도비를 추가로 받아서 추진하라고 시의회가 주문했으니, 그 사업은 못하는가? 이 또한 대부분 그렇지 않다. 시의회는 슬그머니 승인해주고 만다.

  이 과정에서 시의원 누구도 서예문화전시관에 몇명의 인원이 추가로 근무해야하고 공공요금은 얼마가 들어가며 항온·방습 등을 위한 유지보수비 등은 얼마가 소요되는지, 별 관심이 없다. 일일 방문객은 몇명으로 예상하고 우리시 현실로 볼때 이 재원으로 더 효율적인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은 관심 밖이다.

  고급외제차를 사라고 6천만원을 준다하니 어떻게든 4천만원이라도 더 받아서 내돈을 1억원만 내고 고급외제차를 사라는 것이 주문의 전부다. 4천만원을 추가로 받지 못해도 차는 산다. 보험료가 얼마고 세금은 얼마인지 등등 유지비는 당연히 계산하지 않을 것이다.

  시장은 우리시 살림이야 어찌되든 내 돈 아니니 각계각층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며 선심행정을 펼치고 다음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그만이다. 시의원들은 예산편성권을 가진 시장과 마찰을 피하고 자신의 지역구 예산챙기기나 청탁을 하는 것이 표에 도움이 된다.

  선심행정을 하지 않겠다는 시장과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시의장이 손을 맞잡고 한통속으로 돌아가고 있다.

  작게라도 시민들이 우리지역에 좀더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행동하는 양심들이 하나 둘... 고개를 들었으면 좋겠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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