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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럽 - 이게 행정이냐?

기사승인 2019.08.15  00: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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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근 편집국장 hong@gjtimes.co.kr

날도 뜨거운데 요즘 우리시 돌아가는 꼴을 보면 더욱 열이 오른다.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보며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며 촛불을 들었었는데, 기자 또한 "이게 행정이냐?"며 촛불을 들고 싶은 심정이다.

  오랫동안 지속된 쓰레기 대란이 끝나는가 싶더니, 시민들, 특히 노약자와 학생들의 발인 안전여객 시내버스가 예고도 없이 멈춰서는 만행까지 저질러지는 도시에 우리는 말없이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다.

  하지만 시 행정은 언제나 언발에 오줌 누기다. 아니, 언발에 오줌누면 오줌 눠서 시원하고 발은 잠시라도 따뜻하니 이는 적절한 비유가 이니고... 뭐라고 해야하나... 적절하고 나쁜 비유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최악이다.

  때론 단호하게, 때론 정당하게 행정의 공정함을 보여야 함에도 뚜렷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고 있다. 울때마다 젖을 줘서 해결하니, 다들 걸핏하면 울어댄다.

  이 최악의 사태속에서 시가 벌이는 일들을 보면 더욱 한숨이 나온다. 박준배 시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졸속으로 만들었던 공약을 지킨답시고 선심성 사업들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불필요한 삽질은 도처에서 계속되고 있다. 이를 감시하고 견제해야할 시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 행해지는 선심성사업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입장이고, 의원끼리는 서로의 체면을 생각하며 누이좋고 매부좋고이니 제대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다.

  곽인희시장 11년과 이건식시장 3선기간동안도 이렇게까지 최악은 아니었다.

  지난 1년동안 김제시가 벌이고 있는 사업들을 보면 넘쳐나는 신축건물들로 인해 향후 우리시는 건물 운영비와 유지·보수비로 예산의 대부분을 허비해야 할 공산이 크다.

  한달에 두번 있는 시의회 의원간담회 때마다 매번 보고되는 안건을 보면 늘 각종 건물 신축이 단골메뉴이고, 그 수도 엄청나다.

  이번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5일 시의회 소회의실에서 14명의 시의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의원간담회가 있었고, 간담회 안건중에는 각종 건물 신축과 관련된 안건이 9건에 달했으며, 그 사업비만해도 163억원이 넘어선다.

  △말토피아체험관 건립 △가족센터 건립 △금산면종합체육관 건립 △벽골제농촌체험장조성에 따른 부지 매입 △ 청년창업공간 '아토' 건립 △청년의 꿈 공작소 조성 △농기계임대사업소 동부분소 신축 △농기계임대사업소 서부분소 신축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 건립 등 신축관련만 9건이고 △농악체험관 사업비 증액도 추가다.

  이들 사업은 대부분 박준배 시장의 공약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뭘 이렇게 지어대며 삽질만 계속하려는 것인지 살펴보자.

  △말토피아체험관은 청소년들에게 승마 동기를 부여하는 목적이란다. 하지만 정작 말은 없고 전시관과 영상관, VR체험관이 고작인데 사업비는 20억에 달한다.

  △가족센터 건립은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시설이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시민운동장 청소년수련관 뒷편이 건립예정지이다. 공모사업으로 국비와 시비가 반반이라지만 사업비가 30억에 달한다.

  △금산면종합체육관 건립은 서남권추모공원 화장시설에 우리시가 참여하면서 금산면 지역개발사업비로 15억5천만원을 지원했지만, 주민들은 국비 10억을 더해 총 25억5천만원으로 종합체육관 건립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운영비와 유지보수비에 대한 부담 뿐 아니라, 타 읍면에서도 종합체육관 건립을 요구할 우려가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

  △벽골제농촌체험장조성에 따른 부지 매입건은 부량면 신용리 252-1번지외 12필지를 구입하고자 함이다. 3만5639㎡(1만800여평)을 13억원에 매입한다는 계획이지만, 이후 체험장조성비까지 감안하면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반면 활용도와 지역경제 상승효과는 기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 청년창업공간 '아토' 건립은 13억원을 들여 구 고엽제전우회사무실 부지에 지상2층의 건물을 신축해 청년이 창업하기 좋은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이 역시 활용도와 효과가 의문이다.

  △청년의 꿈 공작소 조성 계획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청년창업지원시설로 쓰기 위해 폐교된 구 금구중학교를 19억7200만원에 매입하고, 27억3천만원을 들여 건물을 리모델링한다는 것이다. 금구중학교 건물은 지은지 48년이 지난 노후 건물이다. 마땅히 철거해야 할 건물에 27억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한다니 미쳐도 단단히 미친 발상이다.

  △농기계임대사업소 분소 신축도 기자가 여러차례 언급했지만 차량만 구입해 직접 배달하면 될 일을 한곳에 14억 이상 투입해 신축하려는 고집을 부리고 있다.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 건립 또한 멀쩡한 기존의 수영장을 없애고 새로 수영장을 만들겠다는 사업이며 사업비도 무려 100억원이다.

  이번 간담회에서 보고된 사업비만해도 256억원이 넘는다. 물론 국도비도 일부 포함됐지만 대부분 시민의 혈세인 시비다. 위에 열거한 9곳의 연간 운영비와 유지·보수비를 감당하려면 추가로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이 소모돼야 한다.

  의원간담회 마지막 안건은 △농악전통체험관 사업비 증액건이었다. 당초 30억이 소요된다고 시의회의 승인을 받았지만 여건의 변화로 47%가량 증액된 44억이 필요하단다.

  시는 늘 이런식이다. 위 9가지 신축 비용이 256억원이라지만, 향후 얼마나 올라갈지는 모를 일이다. 시의회는 알고 속는지, 모르고 속는지, 참으로 어벙하기 이를데 없다.

  우리 손으로 뽑은 머슴들에게 주인인 시민들은 마냥 눈 뜬 장님이고 봉이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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