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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수변공원 용조형물 대체 뭐 길래?

기사승인 2019.12.30  11: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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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근 편집국장 hong@gjtimes.co.kr
  어찌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수변공원 용조형물 논란이 우리시 올해 하반기의 최대이슈처럼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마침내 시장과 시의회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수변공원 용조형물은 지난 3월 7800만원을 들여 시민문화체육공원 제방위에 세워졌다. 이외에도 여인상 1점에 5500만원, 부들 조형물 2점에 4500만원, LED 조명과 설계비 등으로 총 2억8400만원을 썼다.

  이 예산은 전임 시장 당시, 어두운 성산공원과 수변공원을 밝게할 목적인 경관조명사업으로 세워진 예산이었지만, 박 시장 취임 이후 조형물 예산으로 둔갑하면서 논란을 더 키웠다.

  용 조형물에 대한 거부감은 기독교단체 뿐이 아니다. 많은 일반 시민들도 "특히 야간에 흉물스럽게 나타난 용조형물이 무섭다"며 "무언가로 가리던지 옮겼으면 좋겠다"는 반응과 함께 "용 조형물이 친근감도 없고 조잡하다"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시는 용 조형물에 거부감을 보이면서 이전이나 철거를 주장하는 대상을 애써 일부 기독교인들로 국한하는 인상이다. 이러한 인상은 지난 7월 시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잘 나타난다. 이전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사탄으로 보는 시민'만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 6일 있었던 시의회 김복남의원의 시정질문 답변에서도 박 시장은 "용 조형물은 교수 7인의 평가 결과로 선정됐는데도 특정 종교로부터 반발이 계속되는 현실이다"고 여전히 반발의견의 진원지를 애써 기독교만으로 한정하려한다.

  독창성을 가져야할 용 조형물이 복제논란에도 휩싸였다. 수년전 익산시 용안면 용머리고을권역에 설치된 용 조형물과 색깔만 다를 뿐, 작품의 구도, 자세 및 세부적인 크기 등이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최초로 제작됐다면 작품성에 대한 비용까지 쳐주면서 예술작품으로 인정할 수 있지만, 복제했다면 공산품으로 봐야 타당하다.

  지난해 10월 시의 수변공원 야간경관조명 설치사업 제안요청서에 의하면 '독창적인 디자인의 조형물 설치'와 '창의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을 제안할 것'을 주문했고, 입찰 결격사유로 '기존에 설치된 동일 목적의 타 시설과 같거나 저작권 등에 위배 되었을 때'에는 제안자 또는 계약자의 모든 자격과 권한을 취소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변상 등의 손해에 대해서는 제안자 및 계약자가 책임져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복제품은 교수 7인의 심사에서 걸러지지 못했으며, 창의적이지도 못하고 타 시설과 같음에도 시는 이에 상응하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용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려는 의지도 없어 보인다. 지난 7월 1천여만원의 시민혈세를 들여 이전 설치 찬반 의견 등의 시민의견을 조사했음에도 다시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지난 19일 시홈페이지에 공고를 냈다. '시민문화체육공원 용 조형물 관련 시민의견 재조사용역'으로 용역 기초금액은 역시 시민혈세 1800만원이다.

  불과 4개월만에 다시 여론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4개월전에 지출한 1천만원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는 자세도 좋지만, 진짜로 바로 잡았어야 할 것은 소모적이고 시민여론을 분열시키는 여론조사가 아니라, 용 조형물을 이전하는 쪽으로 진즉 결단을 내렸어야 하는 것이다.

  또 지난 6일 박 시장의 시정질문 답변을 보면 용 조형물을 이전한다해도 수변공원 구역내로 하고 싶은 의도도 엿보인다. 박 시장은 "이번 재조사에서 현 위치로부터 동쪽 300미터 거리의 편백숲 쪽으로 이전하는 문안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이전 요구가 많은 곳은 벽골제 제방 인근인데 답변에서는 수변공원 구역만을 언급했고, 내년도 예산안에 용 조형물 존치를 위해 우회데크산책로 조성비로 무려 6억원을 편성하기도 했기 때문에  박시장의 의도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용조형물로 인해 그간 막역한 관계였던 온주현 의장과도 충돌이 있었다. 김복남의원이 공원녹지과장과 추가 시정질문 답변을 하는 도중, 박 시장이 뛰쳐나오며 "당시 해당국장이었던 의회사무국장에게 물어보라"고 소리쳤고, 온주현 의장이 국장에게 질의를 하는 도중에도 박 시장은 온 의장에게 "억측 발언하면 고발하겠다"고 말하면서 온의장과 서로 고성이 오가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 졌다.

  이를 빌미로 지난 19일 제233회 정례회 폐회식장에서 유진우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박 시장의 언행에 강한 유감을 표하고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유진우의원은 5분 자유발언에 대해 항변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의장에게 발언권을 얻은 박 시장은 사과보다는 온 의장의 진행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가하면, 이 사안과 관련이 없는 KTX문제로 오상민의원의 실명을 거명하면서 불만을 토로하자 의원들의 공분을 샀고, 마침내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시장의 마이크가 꺼지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빚기도 했다.

  본회의장에 배석했던 간부공무원들 조차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박 시장에 대해 실망하는 빛이 역력했다.

  대체 용이 뭐길래, 엉뚱한 예산으로 용 조형물을 설치하고, 다분히 의도적인 여론조사로 존치의 명분을 만드는가하면, 용 조형물에 대한 거부의견을 특정 종교단체로 애써 국한했으며, 무려 6억원을 편성하면서까지 용의 피해 돌아가는 테크산책로를 만들려고 했는지?

  그리고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다시 여론조사를 하겠다니... 그리고 왜 이전 장소도 수변공원 구역내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인상인지... 용을 꼭 수변공원에 둬야하는 분명한 이유가 없다면, 거듭된 여론조사로 예산만 낭비하지 말고 벽골제 야간조명구역으로 옮기던지, 아니면 폐기하자.

  세종시는 '흥겨운 우리가락'이라는 작품명의 금속 조형물을 설치했지만, '저승사자' 논란과 함께 거부감이 일자, 지난 7일 철거한 바 있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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