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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온주현의장이 물러나야 한다

기사승인 2020.09.02  17: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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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근 편집국장 hong@gjtimes.co.kr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데, 김제시 망신은 수개월째 김제시의원들이 시키고 있다.

  꼴뚜기는 그래도 젓갈을 담가 먹으면 진미이고, 모과는 얇게 저며 꿀이나 설탕에 재워 두었다가 차로 마시면 향기가 일품이다.

  하지만 망신으로도 모자라 반성은 없고 패싸움에만 빠져 시의회를 공전시키고 있는 김제시의원들은 쓸모를 찾아보기 어렵다. 의원간 불륜사태를 수수방관하다가 여론에 밀려 제명하더니,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책임지는 이도 없다. 게다가 의장선거를 앞두고는 모두가 잿밥에만 정신이 팔려 이전투구를 벌이며 시민은 안중에도 없었다.

  지난달 17일 후반기의장단 선거 이후 김제시의회는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있었던 후반기 첫 의원간담회는 비주류측 의원들의 불참으로 5명의 의원만 참석했고, 대부분의 안건에 대해 질문이 없이 맥빠진 간담회를 진행했다.

  지난달 29일 개회된 제242회 임시회도 주류측 6명의 의원만이 참석한 채 개회식만 했을 뿐 의결정족수 미달로 아무런 안건도 처리하지 못한 채 산회돼 버렸다.

  지난 24일 열린 의원간담회도 마찬가지다. 주류측 의원 6명만 참석해 싱겁게 끝났다.

  시의회를 향해 수개월째 지속되는 시민들의 뜨거운 분노는 더위가 물러난다는 '처서'에도 식지 않고, 강력태풍 '바비'에도 날아가지 않으며 더욱 확산되고 있다.  시민들은 분노를 넘어 참담한 심정으로 책임지는 이가 없이 공전만 하고 있는 시의회를 주시하고 있다.

  불륜사태의 당사자였던 유진우 전 의원은 전반기 안전개발위원장이었고, 고미정 전 의원은 역시 전반기 경제행정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지난 2년동안 김제시의 모든 안건은 이 두 의원의 손을 거쳐야 했다.

  8대 김제시의회 전반기 원구성을 하면서 이들을 선택했던 핵심인물이 바로 온주현 의장이다. 온주현의장은 이들과 유독 친했고, 각종 행사장에서는 고미정의원을 "예쁘고 일 잘하는 의원"이라고 치켜 세웠었다.

  불륜설이 파다한 상황에서 한 언론과의 통화를 통해 "유진우의원의 사퇴를 말렸다"고 인정했으면서도, 불륜사실을 끝내 모르쇠로 일관했고, 지난 4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는 "소문은 근거없는 허위이며 이러한 악의적 소문을 퍼트리는 행위에 대해 김제시의회의 위상을 위해서라도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후반기까지 이어서 의장을 하고 싶었던 온주현의장은 결과적으로 의원 간의 불륜 사건을 감추거나 미루는데 급급했다. 두명은 확실하게 자신을 지지하는 표로 생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속한 사태파악과 징계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이들을 감싸며 방치한 결과는 김제시와 김제시민의 명예 실추에 크게 기여했다.

  자정능력을 상실한 김제시의회는 불륜사건이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르고서야 비로소 두 의원의 제명절차에 들어갔다. 일찌감치 윤리특위를 열었더라면 사태를 최소화 할 수 있었으나,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맞물리면서 표계산을 하는사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사태의 근본 원인은 유진우·고미정 전 의원이었지만, 사태를 키우고 방조한데는 온주현의장의 책임이 가장 크다

  특히 고미정의원은 윤리특위에서 이미 제명이 의결된 상황이었지만,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 참여해 온주현 의장을 비롯한 현 후반기 의장단에 한표를 행사했고, 이 한표 차이로 온주현·서백현·이병철·김주택·정형철 의원이 의장단이라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승리한 이들은 김제를 벗어나 타지에서 자축만찬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승리의 일등공신인 고미정 전 의원도 함께 했다.

  고미정 전 의원이 제명된 이후 기자회견 석상에서 온주현의장은 "나는 그 여성 의원이 불륜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론이 안좋아서 제명했다"는 황당한 발언으로 또 한번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전반기 의장을 하면서 전국적인 망신을 자초했으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게 당연함에도, 각종 권모술수를 동원해 후반기 의장자리까지 차지한 온 의장에게 쏠리는 시민들의 시선은 무척 싸늘하고 냉소적이다.

  코로나사태로 각종 행사를 하지 못하기에 망정이지, 행사가 많았고 그 때마다 온주현 의장의 내빈소개가 있었더라면 시민들의 야유와 함께 굴욕의 자리가 될 수도 있었다.

  이러한 온 의장에 대해 각계의 시민들이 나서서 주민소환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소환을 위해 시민단체인 '김제시의회 온주현의장 주민소환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또 8개 농업인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김제시농업인단체연합회도 주민소환 추진에 앞서 온주현의장에게 '의장직에서 사임하라'고 요구했지만, 온 의장이 거부하면서 주민소환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파급력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온주현의장 주민소환을 민주당 대 비민주당의 갈등으로 폄하하는 시각도 있지만, 대다수 시민들의 눈높이는 민주당이든 무소속이든 시의회가 속히 바르게 가길 원하고 있다.

  온주현의장에게 묻고싶다. 많은 시민들의 지탄속에서 왜 다시 의장자리를 차지했고, 시민들과 농민단체의 물러나라는 요구에도 굴하지 않고 주저앉아 있는지... 그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시의회 본연의 임무가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인데, 책임지지 않는 시의회가 잘못된 시정에 대해 책임을 물을 자격이 있는지...?

  주민소환은 엄청난 시민의 혈세가 들어가고 주민간의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

  온주현의장이 김제와 시민을 위하고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길은 주민소환이 더 추진되기 전에 스스로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것 뿐이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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