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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7월 17일, '김제시민의 명예 짓밟힌 날'

기사승인 2020.10.15  01:2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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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김제뉴스 편집국장

2020년 7월 17일.

  이날은 김제시민들이 많이 아프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 한 절망의 날이었다. 김제시의회가 민의의 전당인 본회의장에서 동료 의원 간의 불륜이라는 불의를 앞세워 새로운 의장단을 선출하는 폭거를 저지른 날이었다. 

  총과 칼이 아닌 의사봉으로 민주주의와 시민들을 유린한 폭란으로 기록된 날이었다. 그날 방청석에 앉아서 이 광경을 똑똑히 지켜봤던 시민들의 마음속에선 슬픈 눈물이 빗물처럼 흘러 내렸다.

  폭란이 있었던 날로부터 두 달여가 지나면서 또 한 번 계절이 바뀌었다. 시민들은 그날을 '김제시민의 명예가 짓밟힌 날'로 정하고 결코 잊지 않기로 다짐했다.

  동학혁명의 후예를 자처했던 김제시민들은 그 날 본회의장에서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된 후 처음으로 목격하는 오욕된 역사를 후손들에게 물려 줄 수 없다며 분기탱천하는 마음을 애써 억눌렀다.

  주권자가 김제시의회에 의사봉을 쥐어 준 것은 시민들의 명예를 드높이고 지키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김제시의회 의원들은 주권자인 시민들이 아닌 자신들의 더러운 탐욕을 지킨 폭란의 집단이 되어 김제시를 끝없는 나락으로 빠뜨렸다.

  주권자가 위임해 준 권력을 부당하고 부도덕하게 사용했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기는 커녕 늘 있었던 사소한 의회 문제로 치부하고, 일부는 오히려 화합이라는 그럴듯한 수사로 포장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여기에 부화뇌동하는 기득권 세력들은 한 술 더 떠 시민들을 회유하거나 겁박하면서 지역 사회의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김제시민들은 이런 회유와 겁박에도 불구하고 슬픔과 끓어오르는 분노, 그리고 참담함을 삭이면서 유린당한 정의를 바로 세워 역사에 기록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들고 있다.

  불륜과 그 불륜 의원을 이용해 한자리씩 차지하는 파렴치함을 보여 주고도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김제시의원 등 수구 기득권 세력을 내버려 두고 시민들의 화합을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것은 우리 민족정기를 말살했던 일제강점기 당시 친일파들이 '일본과 조선은 한 몸으로 내선일체를 하자'는 주장과 크게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김제시가 진정한 화합을 통해 미래로 나가기 위해서는 주권자가 잠시 맡겨 준 권력을 자신들의 탐욕을 충족시키는데 이용한 사람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이쯤에서 '역사를 망각한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을 곱씹어야 한다. 시민들 스스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 올바르고 참된 민주주의를 바란다면 김제시의회에서 벌어졌던 불륜과 불의의 썩은 고름을 근본적으로 도려내지 않고서는 우리의 미래와 김제시 발전은 요원하다.

  더욱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냉소적인 시선으로 작금의 김제시의회 사태를 바라본다면 자신들을 위해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그 주변에서 기생하며 부귀를 축적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의 지배를 또 다시 받게 된다는 것도 직시해야 한다.

  김제시민들은 지금 시의원들의 눈먼 탐욕으로 오욕된 역사를 청산하고 땅바닥에 떨어진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그 수장에게 책임을 묻는 주민소환 서명을 받고 있다. 주민소환은 시의원들이 행한 불의에 대해 항거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외침이 지역 사회 곳곳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현상이다.

  김제지역에서 피어 오른 이 작은 봉화가 들불처럼 번져 주권자를 개·돼지 취급하는 알량한 권력자들이 다시는 발을 붙일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주민소환을 주도하고 있는 시민단체에 이름 모를 시민들의 후원금품이 쇄도하고, 심지어는 출향인과 해외동포들도 나서서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주민소환을 위해 차려진 초라한 부스에 빵과 음료수를 놓고 쏜살같이 사라지는 아주머니, 돼지 저금통을 털어 후원금으로 보낸다는 솜털 같은 고사리 손, 김제와는 상관도 없는 다른 지역 시민의 1만원, 타향에서 도저히 창피해서 못살겠다며 후원물품을 택배로 보내온 재경 출향인 등 이 모두가 김제지역에서 피워 올리는 봉화가 되고 있다.

  정의의 김제시민 정신이 살아있을 때 불의를 단죄할 수 있는 공소시효란 없다.

  주민소환 투표일이 머지않았다.

  이제는 김제시민들이 직접 행동으로 나설 때다.

※ 이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제시민의신문 webmaster@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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