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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전통시장에 등장한 용, 시민사회 '시끌'

기사승인 2022.03.04  16: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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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세금들여 문제의 용 장식물 교체 계획
무책임한 혈세낭비 관련공무원 처벌 요구돼

 

박 시장의 종교관과 연관됐다는 추측을 일으킨 용 조형물. 현재는 3천만원을 들여 편백나무 숲으로 이전됐다. 

  지난 2019년 검산동 체육공원 내 수변공원에 난데 없이 등장한 괴기한 형상의 용 조형물로 인해 한바탕 곤혹을 치른 시가 이번에는 지난해 12월부터 전통시장 천장 한복판에 설치된 용 장식으로 인해 또 한번 시민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갑자기 용이 설치됐다는 사실이 각종 SNS를 통해 일파만파 퍼지며 문제가 커질 조짐이 보이자 지난번 용 트라우마로 한동안 애를 먹었던 시는 무작정 용 장식을 철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수천만원이 투입된 사업을 준공된지 2달도 채 지나지 않아 철거하려는 시의 행동을 놓고 또 다시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자 이번에는 한 발 물러서 사업을 주관했던 중소기업진흥원과 상의 후 철거 내지는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시가 유독 용에 민감한 이유는 지난 2019년 3월 수변공원에 7800만원을 들인 용 조형물과 5500만원을 투입해 설치한 여인상 때문이다.

  당초 이 예산은 전임 시장 당시, 어두운 성산공원 인근을 밝게 할 목적인 경관조명사업으로 세워졌으나, 박 시장 취임 이후 조형물 예산으로 둔갑됐다.

  여기에 용 조형물의 이름이 '진표'인데다가, 용과 함께 건너편에 세워진 여인상에 하트모양 7개를 함께 설치해 이 여인상이 '용녀'라는 웃지 못 할 추측까지 낳게 했다. 여기에 시민사회에서는 박준배 시장의 고향인 백학동에서 전해냐려오는 '용자칠총'의 이야기와 함께 맞물려 종교적 해석까지 가미되기도 하는 등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박 시장의 종교관에 대한 의혹도 이 무렵부터 시작돼 지금까지도 박시장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중이다.

  수변공원 용 관련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이후 이 용 조형물은 익산시 용안면 용머리고을권역에 설치된 용 조형물과 매우 흡사해 '모작'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을 받기도 했으며, 지난 2020년 시의회 시정질문에서는 용 조형물에 대한 시정질문 허위답변 논란이 일기도 하는 등 한동안 우리시 최대의 이슈로 자리매김 했다.

 

전통시장 내 설치된 용 장식물. 사업단은 이 용 장식물의 설치 이유로 벽골제 단야설화를 들었다.

  이후 두 번의 여론조사 비용과 이전비 등 시민혈세 3천만원을 추가로 들여 현재 위치인 수변공원 내 편백숲으로 이전하게 됐다.

  이러한 혼돈의 과정을 겪은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전통시장 내 갑작스레 다시 등장한 용 장식에 일부 시민들이 강한 거부감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전통시장에 설치된 용 장식은 지난해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이하 사업단)과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실시한 '전통시장 들락날락 테마거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사업비 6천만원을 들여 추진돼 지난해 12월 초 완료됐다.

  이때 설치된 용 장식은 벽골제 단야설화를 모티브로 했다는게 사업단측의 설명이지만 본지가 현장을 취재한 결과 전통시장 내에는 용 장식물 외에는 단야설화를 연상케하는 어떠한 장치 및 설치물도 없어 사업단의 주장에 힘이 실리지는 못하고 있다.

  혈세가 투입된 사업에서 관리·감독의 권한을 갖고 있는 시 또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 사업에 50%의 혈세를 지원한 시가 이를 방관함으로서 그간 난무했던 박시장을 둘러싼 용에 대한 추측들을 더욱 증폭시키면서 간접적으로 증명한 꼴이 됐다.

  게다가 완공된지 2달도 채 안 된 시점에서 문제가 커질것 같은 조짐이 보이자 또 다시 혈세를 들여 철거하겠다는 뻔뻔함을 보이더니 이번에는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자 한 발 물러서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상의해 설치물을 교체하는 쪽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어찌됐든 혈세가 투입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시가 이 같은 입장을 쉽게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앞서 문제가 됐던 지난번 수변공원 용 조형물 이전설치에 투입된 혈세 3천만원에 대해 관련 공무원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번에도 같을 것으로 판단해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용 장식물의 교체 또는 제거로 다시 소중한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지만 이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혈세낭비에 대한 자각과 반성 없이 이 같은 사례가 또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관련자를 일벌백계해 시민의 소중한 세금을 집행하는데 있어서 준엄함이 요구된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

  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9억 4천만원을 들여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전통시장과 관련없이 왜 또 용이여야 하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남성훈 기자 nam3055@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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