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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선암자연휴양림, "이러다가는 빼도 박도 못하게 된다?"

기사승인 2022.10.01  15: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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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부지선정 당시 송전탑 존재 알면서도 사업 추진
문제 커지자 각종 용역 및 공청회로 시간끌기 하나

  시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선암자연휴양림 사업을 놓고 '강행'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소식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자 이내 곧 극심한 반대 여론이 조성되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한발 물러서 '공청회'라는 회유책을 앞세워 여론을 달래고 있는 분위기지만 현장에서는 계속해 중장비들이 드나들며 건물과 시설물들이 완성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선암자연휴양림은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도시민의 휴양수요에 대응하고 숲과의 만남 및 힐링위주의 휴양림을 조성해 다양한 휴양문화를 제공하기 위해 시가 110억원의 예산을 들여 금구면 선암리 90번지 일원에 조성하고 있는 사업이며, 방문자센터 1동과 숙박시설 7동 및 기타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시는 지난 7월 시의회 임시회 업무보고 중 집행부에 대한 시의원들의 사업의 추진여부를 묻는 과정에서 '사업 강행' 입장을 밝혔으며, 이와 같은 맥락으로 시는 지난 20일 시정질의를 통해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또 한번 공표했다.

  시가 사업추진 강행이라는 노선을 결정한 만큼 앞으로 사업의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선암자연휴양림은 앞서 민선8기 정성주 시장 인수위에서 현장답사를 마친 바 있고, 지난 7월에는 시의원들의 방문이 있었으며, 이후 시민사회단체에서도 현장을 방문해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 후 대책을 논의할 만큼 최근 우리시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선암자연휴양림 조성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진입로 지상 80m 위로 수십만 볼트의 고압전기선이 열십자 모양으로 관통하고 있다.

 

선암자연휴양림 무엇이 문제인가?

  선암자연휴양림은 국유지와 시유지를 맞바꾸면서 발생한 부지선정 문제부터 수 많은 진통을 겪었다. 토지감정가에 따른 교환비 문제를 비롯해 이런저런 볼썽사나운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의 선암리 90번지 일원에 자리를 잡은 상태이며, 그간의 부지선정 문제와 비교해 현재 두드러진 문제점이 너무 커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2년 3월 산림청 자연휴양림 지정고시를 시작으로 추진된 선암자연휴양림 조성사업은 2014년부터 토지교환 및 구입 등 이런 저런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지다 2019년에 들어서면서부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휴양림 조성사업은 관련용역을 거친 뒤 지난해 6월 휴양림 조성계획이 승인되면서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휴양림 조성사업이 승인되는 과정에서 송전탑 등의 문제점이 제기됐음에도 시의회는 지난 2019년 행정사무감사에서 단 한차례 공식적으로 언급했을 뿐 국유지와 시유지의 토지교환에 대한 금전적인 문제점과 부지선정 등에 촛점을 맞췄고, 그 결과 공식적인 현장확인이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채 선암자연휴양림 조성사업이 첫 삽을 뜨게 됐다.

  선암자연휴양림 지상 80m 위에는 휴양림을 상하로 관통하는 15만4천볼트 고압선이 지나고 있으며, 이 곳에 들어서는 입구에는 좌우로 34만5천볼트 고압선이 지나면서 상하를 관통하는 고압선과 좌우를 꿰뚫고 지나가는 고압선이 열십자(+) 모양의 형태를 띄고 있다.

  문제는 모처럼 자연을 벗 삼아 휴식을 취하기 위해 찾은 곳에 머리위로 수십만 볼트의 전류가, 그것도 동서남북, 사방팔방으로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제아무리 110억을 들여 시설 좋은 휴양림을 조성한다 해도 결국 아무도 찾지 않는 폐허로 전락할 것이 눈에 선하다는 것이다.

 

사업 추진내역 및 현재 진행상태

  시는 최초 부지선정 당시 수십만 볼트의 고압선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곳에 사업을 추진했고, 전자파에 대한 위험성 등의 기초적인 조사도 생략한 채 사업을 밀어부쳤다. 처음부터 송전탑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사천리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는 뜻이다.

  이후 시민사회에서 휴양림 조성사업을 반대하는 여론이 조성되자 시의회에서는 지난 7월에서야 부랴부랴 '공식적인' 현장조사를 나왔고, 현장을 찾은 시의원들은 웅장한(?) 위용을 떨치고 있는 송전탑의 자태에 망연자실했다.

  현장에서 "송전탑에서 발생되는 전자파의 피해가 어느정도 예상되냐", "편히 휴식을 취하러 온 휴양림에 송전탑이 지나고 있으면 방문객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해하지 않겠냐" 등에 대한 시의원들의 질문에 시 담당부서 책임자는 "하루이틀 머무는 정도로는 인체에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해 모두를 황당하게 했다.

  현재 휴양림 조성공사 진행률은 60%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기 지출된 예산만 해도 공사 진행률을 넘어 설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현 시점에서 공사를 중단한다고 한다면 최초 사업진행 당시 중앙정부로부터 지원받은 55억원을 다시 반납해야 하며, 시에서는 지금까지 집행된 공사대금은 물론 원상복구에 필요한 비용 등 그 합만 해도 100억원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돈이 얼마나 들어갔든 지금 진행중인 이 공사를 중지시켜 전형적인 행정의 실패 사례로 남겨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시는 100억을 손해 볼 바에는 문제가 되고 있는 송전탑을 이설하거나 또는 지중화를 시켜서라도 공사를 진행하는게 낫다는 판단이다.

 

송전탑 문제 해결방안은?

  우선 결론부터 밝히자면 송전탑을 이설하는데 40억원 이상이 소요되며, 지중화 할 경우에는 90억원이 넘는 금액이 추가로 발생한다.

  더욱이 이설의 경우 현 위치에서 살짝 옆으로 옮겨 심는 것에 불과해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남은 선택지는 지중화인데 90억이라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시는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자 부랴부랴 한전과 송전탑의 이설 내지는 지중화에 대한 금액 지원 협의를 이어가기 시작했고, 한전의 대답은 '원인자 부담'이라는 원칙을 내세우며 단호하게 거절하고 있다.

  한전 입장에서는 송전탑이 뒤늦게 생긴것도 아니고 김제시가 송전탑이 있는 줄 알면서도 조성사업을 진행했으니, 한전의 대답은 충분히 그럴만 하다.

  송전탑이 주는 심리적 위협감도 문제이다. 전자파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는 장시간 노출된 피해사례를 집계해야 되기 때문에 데이터 확보가 힘들고 또한 확보한다 하더라도 자연적인 피해인지 전자파에 대한 피해인지 규명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심리적인 문제는 다르다. 자연휴양림은 말 그대로 자연을 벗 삼아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려고 방문하는 곳이다. 그런곳에 머리 위로 수십만 볼트의 전류가 흐른다면, 남에게 보여주기도 민망해 질 수 있다.

시민단체들이 선암자연휴양림 건설현장 앞에서 깊은 탄식을 내뱉고 있다.

 

이와중에 휴양림을 증설한다고?

  송전탑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도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시는 또 한번 넋 빠진 짓을 꾸미다 호되게 꾸지람을 당했다.

  시는 기존 110억에 86억을 더해 휴양림 내에 수영장과 휴양관 9동, 문화관 1동을 증설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각종 부수적인 시설물 설치에 수반되는 예산까지 더한다면 상승되는 인건비, 자재비 등 86억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게 업계에 정통한 자들의 이야기다.

  이에 대한 시의원들의 반대와 질타가 이어지자 시는 슬그머니 '증설'이라는 말을 감추더니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휴양림 개장시 예상되는 수익내역 등에 대한 용역을 실시해 어떻게든 증설까지는 아니더라도 1차적으로 사업을 완공시킬 명문을 찾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한가지 염려스러운 점은 정성주 시장이 검산동 시민소통의 날 행사와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선암자연휴양림에 대한 공청회를 가져볼 계획이다"고 밝힌 점이다. 이 공청회가 '지역주민'공청회가 될 것인지 '시민'공청회가 될 것인지를 놓고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기에 여론의 관심 또한 뜨겁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공청회의 성격에 따라 휴양림 부지가 지자체 소유인데다 송전탑으로 인해 사실상 가치가 없는 땅이 개발되니 지역경제 유발효과 등 찬성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꼭 해야만 하나?

  서두에 언급했든이 일단 시의 입장은 100억의 손해를 보고 사업을 종료하느니 공정율 60%가 넘어서고 있는 마당에 사업을 계속 추진함과 동시에 문제가 되고 있는 송전탑에 대해서는 한전과 잘 협의해 지중화 쪽으로 방향을 잡고, 덧붙여 각종 용역을 통해 민원에 대한 대응전략을 세워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일단 시의 계획대로라면 기존 110억에 추가 증설비용 86억을 합하면 200억에 가까운 공사가 된다.

  여기에 선암자연휴양림에서는 당월저수지의 수자원과 지하관정을 통해 지하수를 사용할 예정으로 이 모든것을 운영하기 위한 고정비용, 전기세, 인건비, 각종 유지·보수비용 등 매년 수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정말 시간이 없다. '찬성과 반대', '각종 용역조사', '공청회 계획' 등 탁상공론이 한창인 지금에도 선암리 90번지 인근에서는 자연휴양림 조성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이대로 더 지켜봤다가는 완공에 가까워져 말 그대로 "빼도 박도 못 하게 된다"

남성훈 기자 nam3055@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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