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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이 시장의 용단을 요구한다

기사승인 2017.08.15  18: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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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괴로운 심정으로 데스크칼럼을 시작한다.

  더러 주변에서 "쓰러진 사람을 짓밟지는 말라"는 충고도 있고, 이건식시장과는 오랜세월 개인적 친분이 있는데다, 정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기자는 시민의 알권리를 지켜야하고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냉혹한 본분앞에 마감을 목전에 두고서야 펜을 잡는다.

  지난 3월 기자는 '이 시장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기대한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앞으로 이 시장이 잔여임기를 무사히 마치게 될지, 중도에 시장직에서 물러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김제시장으로서 남은 시간은 많지 않으므로 새로운 일을 벌이기 보다는 그간의 사업들을 내실있게 마무리 하기 위해 남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고언을 했었다.

  또 "이 시장의 입장에서는 남은 임기동안 남은 공약들을 이뤄내고 싶겠지만, 새로운 사업 추진은 이쯤에서 멈췄으면 한다"며 "보훈회관 신설이나, 서울장학숙 건립 등은 투자비도 투자비지만, 향후 운영비가 우리시 재정에 버거운 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누구보다 강한 열정으로 김제를 위해 땀흘렸던 이 시장의 마지막 모습이 진정 김제를 사랑한 사람으로 시민들께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바람까지 피력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같은 고언과 경고, 바람은 공허한 메아리임을 깨우치면서 '이제 그만 이 시장에 대한 한가닥 기대마저 접어야겠구나'하는 씁쓸함이 가득하다.

  어쩌면 이 시장의 마지막 시청 인사였을 수 있었던 지난 7일자 인사는 '아름다운 마무리'는 커녕 '최악의 마무리'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7월 5일 인사위원회가 열려 승진자를 결정하더니 다음날 아침 일찍 무려 210명의 인사발표를 했고, 7일날 사령장을 교부하는 속전속결 인사가 이뤄졌다. 통상적으로 5일인 수요일에 인사위원회가 열렸으니, 다음날 인사작업을 하고 금요일 오후에 인사발표를 하는게 정설이었다.

  그래야 희비가 교차하는 공무원들이 주말에 마음을 다스리고 월요일 아침에 사령장을 받기 때문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이번 인사에서는 일처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시간만 때우던 공무원들이 요직으로 전진배치되는가하면, 지방공무원 임용령도 무시된 채, 전보 제한자는 48명에 달하고, 뚜렷한 이유없이 한직으로 내몰리는 사례도 많았다. 승진자 중에는 서열도 한참 뒤지고 업무능력도 없으며, 편한부서에서 근무하던이가 다수 포함되면서 격무부서에서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뜨거운 감자인 지평선산단과 기업유치 등을 관장하는 투자유치과는 4명의 담당을 모두 교체하면서 행정공백을 자초했고, 경제교통과도 1명을 제외하고 4명의 담당이 모두 바뀌었다.
  아마추어 냄새가 물씬나는 해프닝도 있었다. 서로 맞바꾼 6급담당 2자리를 사령장 교부 4일만에 다시 원위치로 되돌리는 인사낙맥상도 여실히 드러났다.

  인사요인이 많지 않아 이동이 적을 것으로 예상됐고, 당초 80여명이내의 인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갑자기 인사폭이 210명으로 늘었다, 이 과정에서 인사라인인 부시장과 행정지원국장, 행정지원과장은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고, 인사 직후, 국장 2명이 휴가에 들어가면서 인사불만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공공연하게 이번 인사를 박근혜 국정농단과 빗대어 '김제시청에 우병우와 최순실이 있다'는 소문이 난무하고 시의회에서도 공식석상에서 인사부서 공무원에게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그간 인사와 관련해 말을 아꼈던 김제시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윤남기)도 이례적으로 지난 10일 오전 성명서 발표와 함께 시청앞에서 1인시위를 이어가며 이번 인사를 비난했다. 노조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할 인사가 객관적인 기준과 원칙없이 이뤄졌다"면서 "전체 구성원이 아닌 개별 이익을 위한 인사로 열심히 일하는 대다수 공무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고 이 시장을 강력히 비판했다.

  시의회와도 마찰을 빚었다. 김복남의원은 5분발언을 통해 '법령에서 보장하고 있는 지방의회의 권한'을 무시한 점을 지적하며, 인사철회 등 의회가 납득할 만한 대책을 강구하도록 시에 촉구하기도 했다.

  이 시장의 잘못은 인사만이 아니다. 대법원이 언제 최종선고를 내릴지 모르는 상태이고, 시장직 상실이 2개월이내에 이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간 벌여놓은 산적한 일들을 마무리하기도 모자란 시간이다.

  그럼에도 시의회에서 10여일전 있었던 각 부서의 업무보고를 보면 여전히 선심성 사업이 즐비하다. 이 시장이 추진하고자하는 각종 건립만해도 부지기수다. ▲김제농학 전통체험관 건립 ▲석정 이정직 기념관 건립 ▲보훈회관 건립 ▲고용 복지 공동교육관 건립 ▲서울장학숙 설립 ▲행복학습 직업체험 실습장 건립 ▲용지면주민자치센터 신축 ▲신풍동행정복지센터 증축 ▲하키 전용구장 조성 ▲대율저수지 관광자원 개발 ▲새만금전망타워 조성 ▲금구면공영주차장 조성 ▲요촌제2공영주차장 조성 ▲벽골제 생태농경원 조성 등 3선 임기를 채우고 4선을 한다해도 다 못이룰 사업들이다.

  조성비도 조성비지만 향후 시비로 충당해야하는 막대한 유지 보수비는 어떻게 한단 말인가? 이제 삽질은 그만 좀 하자.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한다면 몰라도 이쯤되면 이 시장은 결단을 내려야한다.

  진정 김제를 사랑한다면 대법원의 최종선고를 늦추려는 시도를 하거나, 선고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선고 전에 용단을 내리길 바란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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